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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쿠버 다이빙 이야기

21 min read|23. 12. 4.

‘알면 사랑한다’

첫 개방수역, 수심 8m에서 만난 물고기의 이름이 자이언트 트래바리인 것을 알았을 때 이 자연을 보호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껏 봐온 인공물과는 다른 차원의 아름다움이었다.

수속성 인간이 되다.

아 다이빙 가고 싶다.

올해 8월에 시작한 다이빙, 지출을 살펴보니 벌써 1000만원이 넘었다. (아직도 갖추고 싶은 장비가 남았는데…) 프로그래밍이 직업이자 취미이던 나에게 이렇게 깊이 빠진 취미가 생겼다는 것은 꽤 고무적인 사건이다.

좋은 것을 알게 되면 나누고 싶은게 인간의 마음인지라 이 스쿠버 다이빙을 추천하고 싶었다. 다이빙 여행을 다녀오면 썰을 풀기도 하고 직접 촬영한 영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도전하고 지나온 경험들을 글로도 정리했다.

계기

지구의 70%는 바다이다.

이 말을 듣고 바다에 관심이 생겼다. 수영을 못하고 물을 무서워 하는 나에게 바다는 그저 관심으로 그칠 정도의 대상이었다. 그러다 작년, 운동을 목적으로 수영을 시작하게 됐고 물에 대한 두려움이 적어지던 중 씨스파라시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해양 생태계의 중요성을 부르짖는 다큐멘터리다. ‘Stop eating fish’라는 문장이 나오는데, 원래 해산물을 안 먹던 터라 반가웠다. 근데 그것보다 어업이 이 정도로 바다를 못 살게 군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다큐멘터리여서 과장된 면이 있겠지만 꽤나 충격이었고 해산물을 덜 먹어서라도 어업의 횡포를 줄이고 싶었다.

한편으론 바다가 터전인 사람들은 해산물을 ‘수확’해서 삶을 영위해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조건적인 희생을 요구하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렇다면 바다의 생물을 수확하는 것이 아니라 ‘보존’하는 것이 돈이 되면 윈-윈이지 않을까? 생각했다. 공해에서 무자비한 포획을 하는 사람들에겐 내 작은 노력이 닿지 않겠지만 그래도 의미있지 않을까? 싶었다.

수영 못해도 되나?

스쿠버 다이빙을 제안하면 가장 많이 듣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수영’이다. 아무래도 물에서 하는 활동이다보니 기본적으로 수영을 할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수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할줄 알면 당연히 좋지만 스쿠버 다이빙을 즐기는 데 별 도움되지 않는다. 애초에 수영할 일이 없다. 할줄 알면 도움되는 경우가 있다. 레스큐 라이센스를 취득할 땐 수영의 스킬이 도움될 수 있고 다이브 마스터 라이센스에는 어느 정도의 수영 능력을 요구한다. 그러나 다이빙을 레져로 즐기기 위해선 수영을 못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수영은 수면 위에서 하는 운동이고 스쿠버 다이빙은 물 속에서 하는 활동이다. 수면에 있는 것은 잠깐 동안이고 바로 잠수하여 물 속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몇번 무중력을 경험하고 나면 수영과는 전혀 다른 스포츠라는 것을 알게 된다.

물에 대한 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해 배우는 것은 추천한다. 다만 이 공포증을 해소하기 위함이라면 수영보다는 프리다이빙을 더 추천하고 싶다. 간단히 5m 수심을 들어갔다 나오는 경험만으로 물에 대한 공포를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한다. 수영은 체력 증진을 위한 운동이라면 프리다이빙는 호흡 충동을 제어하는 멘탈 스포츠이기 때문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호흡기 물고 숨을 쉬는 스쿠버 다이빙을 바로 시작해도 상관없다.

시작

이럴 때를 대비하여 길러둔 웹 서핑 능력

마음 먹고 나선 수월하게 진행됐으나 초심자에게 친절하지 못한 면이 좀 있다. 스쿠버 다이빙을 위해선 라이센스가 필요한데, 이것을 어떻게 어디서 취득해야 하는지 정리된 곳이 없다. 학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여러 후기를 참고하여 의사결정을 내려야 한다. 오히려 선택지가 너무 많아 결정이 어렵다. 이 글도 그 후기 중 하나일텐데 혼란스러울만한 것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국내 vs 해외

국내에서 배우는 것과 해외에서 배우는 것의 차이가 있나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배우는 내용이나 취득하는 라이센스에는 차이가 없다. 다만 교육 과정에 필요로 하는 시간과 바다 환경이 많이 다르니 본인의 사정을 고려해 결정하면 된다.

스쿠버다이빙은 동남아라는 이야기가 많다. 아무래도 수온이 따뜻하고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다이빙을 즐길 수 있어서 이런 얘기가 많은 것 같다. 필자도 필리핀 세부가 첫 다이빙 사이트이고 라이센스를 세부에서 취득했다. 물론 항공권 가격까지 고려하면 국내가 훨씬 더 저렴하지 않을까 싶다.

가격 뿐만 아니라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 다이빙을 하면 일정 시간동안 비행기를 탈 수 없다. 이를 플라잉 타임 확보가 필요하다라고 하는데, 이것까지 고려하면 숙소를 하루 더 잡아야 하고 해외여행 일정이 하루 더 필요하게 된다. 이 부분을 꼭 고려해서 일정을 세우도록 하자. 대부분 제대로 된 다이빙 샵에서는 IN/OUT 항공권을 알려달라고 한 뒤, 일정이 가능한지 체크해주곤 한다.

가끔 언어 때문에 해외로 나가는 것을 주저하던데, 필리핀의 경우 한인샵이 정말 많다. 물론 강사도 한국분이다. 다이빙 샵에서 공항 픽업까지 서비스하곤 하기 때문에 언어 부분은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국내의 경우 아직 경험해보진 못했지만 금전적, 시간적인 면에서 모두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국내 다이빙을 주로 하시는 분들에 의하면 국내 바다만의 매력이 있다고 한다. 다만 동해는 물이 조금 차서 힘들다는 분도 있다.

정리하자면 두 가지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 해외: 해외로 나갈 시간적/금전적 여유가 된다면 추천
  • 국내: 부담없이 시작하고 싶은 경우/바쁜 시간 쪼개어 다이빙 라이센스를 취득해야하는 경우

PADI vs SSI

스쿠버 다이빙에 대해 검색하다보면 이 두 단체를 가장 많이 접하게 된다. (단체가 정말 많다.)

사실 두 차이에 대해 필자도 잘 모른다. 어떤 라이센스의 경우 기준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 외엔 잘 모른다. 중요한 것은 어떤 단체를 고르던 다이빙을 즐기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인 취향으로 PADI 로고가 더 이쁘길래 padi 교육과정을 통해 라이센스를 발급하는 다이빙 샵을 골랐다.

PADI 라이센스이면 다른 단체의 다이빙 샵을 못 가거나 하는 일은 없으니 다이빙 샵을 기준으로 선택하자.

다이빙 샵 고르기

앞선 고민들에 전부 결정을 내렸다면 이제 다이빙 샵을 고르면 된다. 다이빙은 강사 라이센스가 있는 강사 분들이 다이빙 샵에서 교육한다. 학원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선택지가 다이빙 샵의 개수만큼 많다.

그렇다면 무엇을 기준으로 골라야할까? 우선 필자는 다음과 같은 기준으로 고르지 않았음을 미리 말해둔다. 이런거 알려준 사람이 없어서 대충 좀 커보이는(?) 다이빙 샵을 골랐다. 큰 곳이 좀 더 체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결정했다. (필자가 경험한 다이빙샵은 이제 겨우 4곳 뿐이라는 점도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다이빙 샵에서 이뤄지는 활동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 체험 다이빙
    • 낮은 수심에서 스쿠버다이버의 시야를 공유하는 정도로 다이빙을 체험해보는 것
  • 펀다이빙
    • 라이센스가 있는 사람 대상으로 진행하는 레크레이션 다이빙
  • 교육
    • 오픈워터, 어드밴스, 레스큐 등 라이센스를 위한 교육을 진행

다이빙은 무조건 안전이 최우선이다. 교육을 많이 하는 샵일수록 잘 배울 확률이 높다. 샵의 일정을 공개하는 다이빙 샵이 있다. 교육 일정이 얼마나 있는지 확인하고 교육을 자주 하는 샵으로 선택하도록 하자.

근데, 혼자가도 되나?

팀 스포츠, 스쿠버 다이빙

우선 스쿠버 다이빙은 기본적으로 팀으로 진행하는 스포츠이다. 바다에서 서로의 안전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고 함께하는 버디(Buddy)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혼자하지 않고 2인 이상이 함께 한다. 그러다 보니 펀다이빙 시, 혼자 다이빙을 할 경우 '싱글 차지'라고 해서 추가 요금이 붙기도 한다. 그래서 커플다이버, 부부다이버를 많이 부러워한다. 교육의 경우 대부분 가능하지만 샵마다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문의를 해보자.

교육 과정 선택하기

다이빙 샵까지 골랐다면 이제 어느 라이센스까지 어떤 조합으로 취득할 것인지 고민하면 된다. 우선 이 부분은 바로 추천을 하고 설명을 먼저 하려고 하는데, 이론 교육은 e러닝으로 대체하고 오픈워터+어드밴스 조합으로 교육을 진행하길 추천한다.(PADI 기준)

이론 교육

스쿠버 다이빙의 시작과 끝

이론 교육은 중요하다. 스쿠버 다이빙이 무엇인지, 어떤 장비가 있는지, 안전을 위해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등 중요한 내용이 전부 들어가있다. 다만 실습과 섞어가며 교육을 받는 것이 아니라 집중하기 쉽지 않고 내용이 꽤 방대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특히 해외라면 시간이 더 아깝기도 하다. 없는 시간 쪼개서 가는 다이빙 여행인만큼 가서 알차게 배우고 자격증까지 따려면 없는 시간을 잘 쪼개써야 한다.

그래서 교육 받기 전 자습으로 진행할 수 있는 e러닝으로 대체하는 방식을 추천한다. PADI e러닝 기준 교재도 준수했고 번역도 잘 되어 있어서 이해하기 어렵지 않다. 꼼꼼히 학습한다면 주말 이틀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고 이 정도의 시간을 투자하면 수료증(?)을 받을 수 있으니 e러닝을 추천한다.

오픈워터 라이센스

어서와 아가미는 처음이지?

오픈워터(OW)는 스쿠버 다이빙을 시작한다면 가장 먼저 취득하게 되는 라이센스이다. 오전 수영장 교육부터 시작해서 물에 익숙해지는데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기본적인 BCD(부력 조절 장치) 조작 방법을 배우고 물 속에서 호흡기를 통해 호흡하는 것을 연습하는데, 사실 연습이라기 보다 물 속에서 숨쉬기에 익숙해지는데 집중한다. 의아할 수 있지만 물 속에서 숨을 쉰다는 어색한 환경에 익숙해지는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

그런 다음엔 스쿠버 다이빙을 안전하게 즐기기 위한 여러 가지 스킬들을 배운다. 마스크 물빼기, 잃어버린 호흡기 되찾기 등 여러 다이빙 스킬들을 풀장에서 연습한다. 이 스킬들은 요즘에도 잠수 풀장으로 다이빙을 하러 가면 연습하곤 한다. 그리고 나서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면 근처 개방수역으로 나간다.

개방수역

덩그라니 바다에 들어갈 생각을 하면 조금 무섭기도 하지만 처음엔 얕은 수심으로 들어가기도 하고 바닥과 연결된 부이의 밧줄을 잡고 천천히 하강한다. 처음 바다에 입수하고 나서 그 밧줄을 놓치면 큰일나는 줄 알았다.

대부분 다이빙 샵에 있는 수영장 물은 담수이기 때문에 부력이 약하다. 그러나 개방수역은 말 그대로 바다이기 때문에 염분이 있고 어느 정도 부력이 존재하여 BCD를 통한 부력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어드밴스 오픈워터 라이센스

오픈워터가 제일 어렵다

강사 분께서 하시는 말씀으론 오픈워터가 가장 어렵다고 하는데 무슨 말인지 이해했다. 세부적으로 무엇을 배우는지는 검색을 해보면 된다. 지금부터가 진짜 스쿠버 다이빙의 시작이라는 점을 얘기하고 싶다. 연속으로 라이센스를 취득했다면 날짜로는 3일차가 되는데, 물속이 어느정도 익숙해져서 다이빙의 매력을 알아가는 단계일 것이다. 물론 강사님의 핀만 보면서 열심히 부력 조절하며 유영하는 단계이지만 그래도 산호에 눈길을 주기도 하고 지나가는 물고기에게 손을 뻗기도 하며 재미를 붙이는 단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오픈워터에서 몇 가지 스페셜티를 추가적으로 수료하면 어드밴스 라이센스가 발급된다. 딥다이빙, 수중항법, 퍼포먼스 보얀시 등 여러 스페셜티가 있고 어떤 스페셜티로 진행하는지는 교육을 진행하는 강사, 샵마다 다른 것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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